깊이 읽기 · 烋談 이야기

한 이름에서 시작된 이야기

정답을 거부한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 ‘휴담(烋談)’이 태어나기까지

1990년, 밤 책상 앞에서 이름을 적는 소년

01 프롤로그

저는 1990년, 고등학생 때
미래에 낳을 아들의 이름을
먼저 정해 두었습니다.

수묵으로 그린 조선의 성리학자 백호 윤휴의 초상

02 400년 전

“성인의 뜻을 어찌
한 사람의 풀이에만
가두겠는가.”

온 세상이 주자(朱子)의 해석을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는 진리로 떠받들 때, 그는 홀로 경전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독창성 때문에 끝내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려 사약을 받았습니다.

정답을 거부하고 스스로 지혜를 구하다 목숨을 잃은 한 사람 —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 백호 윤휴(尹鑴, 1617~1680).

검은 붓질이 무지개빛 색으로 번져가는 한지 그림

03 이름에 담긴 뜻

그 조상을 깊이 존경해, 아들을 낳으면 정답을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지혜를 구하는 사람으로 키우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다짐한 23년 후 태어난
아이의 이름은 — 휴(烋).
영어로 적으면 HUE, ‘빛깔’.

지혜란 모두가 똑같은 정답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저마다의 빛깔을 찾아가는 것.

어두운 방에서 스마트폰 불빛에 잠긴 청소년

04 2026년, 지금

그 아이는 중학생이 되었고, 책 대신 무한 스크롤과 자동재생에 저녁을 빼앗기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리즘은 0.3초 만에
아이가 원할 자극을 들이밉니다.
아이는, 스스로 묻는 법을 잊어갑니다.

같은 소파에 앉았지만 서로 등을 돌린 아버지와 아이

05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내가 ‘어른’인데,
물어볼 어른이 없습니다.

고등학생이던 저도 오십이 넘었습니다. 사춘기 아이와 대화법을 모르는 아빠… — 정작 저에게도 세상을 살아갈 지혜가 필요합니다.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작은 등불을 든 사람

06 AI의 역설

지식은 공공재가 되었지만,
지혜는 여전히 희소합니다.

AI로 지식은 이제 누구나 쉽게 얻습니다. 그러나 — AI는 답을 주지만, 길을 주지는 않습니다.

밤의 고서관 — 서가에 꽂힌 백호전서·목민심서·논어·동경대전 등 원전들과 등불이 놓인 책상

07 그런데, 문득

어른들은 사라진 게 아니라,
책 속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400년 전 원효대사도, 400년 전 윤휴도 — 인생의 같은 질문에 답을 남겼습니다. 다만 우리가 물어볼 방법이 없었을 뿐입니다.

밝고 따뜻한 배경에 나란히 선 휴담 13현자(조율자 백호 윤휴 포함)의 초상 라인업

08 그래서, 휴담

정답을 주입하는 AI가 아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되묻는 AI.

방금 그 서가에 꽂혀 있던 책들의 저자 — 소크라테스가, 공자가, 다산이, 그리고 윤휴가 — 책에서 걸어 나와 아이 곁에서, 어른 곁에서 말을 거는 곳.

누구나 진짜 어른에게 길을 물을 수 있는
아름다운 대화

‘휴담’(HueTalk)을 만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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烋談 · HueTalk — 저마다의 빛깔을 찾아가는 대화